데이터 중심 문화 구현하기

외주 데이터 분석가로 시작해서 CDO가 되기까지 밸런스히어로와 4년을 보냈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이뤘나 생각 해봤는데..

이룬 것 #1. 핵심 의사결정자로서의 데이터 조직을 만들어내다

밸런스히어로 데이터 조직의 role은 ‘의사결정 지원’ 이나 ‘원활한 데이터의 제공’, ‘현업 부서 support’ 가 아니다. 우리는 밸런스히어로 비즈니스의 ‘핵심 의사결정자’로 스스로를 정의한다. 이 입장의 차이는 업무를 하는데 있어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는데, 우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다른 팀을 위한 중간 가공물이 아니라 전사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하는데 있어 다른 팀의 입장과 동등한 무게를 갖는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미이고, 데이터 조직이 ‘지원’이나 ‘제공’ 등의 단어 뒤에 숨을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것이다. 밸런스히어로에서는 분석팀이 참석하지 않는 의사결정회의는 열리지 않는다.

데이터 조직이 핵심 의사결정자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 중 핵심은 분석 요청에 따라 움직이기 보다는 데이터 조직이 비즈니스 퀘스천을 스스로 설정하고 분석 요청을 하는 조직(전략/기획/마케팅 등)을 리딩 하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데이터 조직이 분석 요청 조직의 업무가 돌아가는 상황을 상당히 깊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즉 해당 팀이 하고자 하는 일을 분석팀이 정확하게 파악하고 어떤 답을 내줄지를 명확하게 설계해야 한다. 요청에 따라 결과물을 제공하는 수동적인 관계가 아니라 현업 조직이 갖는 궁금함이나 문제를 같이 풀고 분석 조직 나름의 의견을 제시하는 토론 상대가 되어 주는 것이다.

실제 밸런스히어로에서는 주요 전략 회의, 마케팅 계획 및 리뷰 회의, 주요 버전 기획 리뷰 회의에 데이터 조직이 모두 참석하고 내용을 숙지한다. 이번 버전에 릴리즈 될 기능이 개발 되고 있을 때 그 기능의 효과를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세팅하고 현재 보유한 데이터로 분석이 불가능할 경우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한다. 기능이 릴리즈 됨과 동시에 분석 결과가 같이 입수되고 기획자는 초기부터 본인의 작업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후속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전략팀도 마찬가지이고 마케팅팀도 마찬가지이다.

데이터 조직이 분석 요청 조직을 리딩함으로써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의 확보 측면에서나 데이터 결과의 시의성 측면에서 훨씬 유리해진다.

이룬 것 #2. 데이터 조직이 Cost center가 아닌 profit center가 되다

데이터 조직이 회사의 비용을 아끼고 더 나아가 데이터로 신규 매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성공했다.

밸런스히어로는 User acquisition에 리워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다양한 형태의 체리피커가 난입했고 이들을 식별하고 제재하는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을 상당히 아낄 수 있었다. 투자금으로 운영되는 상황이라 다음 투자 전까지 버틸 수 있는 추가 기간을 데이터 조직이 확보 해준 셈이다. 또 광고 등 부가적인 수입원의 유지 및 확대 과정에서 데이터 조직이 기여했다.

이 외에 보다 본격적으로는 밸런스히어로가 보유한 데이터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상품화 모델을 만들어냈다. 부가적인 개발 없이 데이터 조직 독자적으로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데이터 조직이 독립적으로 매출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몇 가지 의미를 갖는데,
– 첫번째는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자산화 했다는 것이다. 모든 회사는 자산화 가능한 독특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있느냐 없느냐의 게임이 아니라 찾아내느냐 못하느냐의 게임이다.
– 두번째는 판매가 가능할 정도로 정제되고 정리된 데이터를 보유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원천이 되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가공하고 다루는 기술이 조직 내에서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룬 것 #3. 작고 강한 조직

밸런스히어로 데이터 조직은 현재 6명이다. 분석팀과 인프라 전체 인원. 이 팀으로 위의 모든 일을 아주 잘 해내고 있다.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몇 가지가 필요한데
– 첫번째는 자동화 혹은 시스템화. 가급적 사람 손을 덜 타는 구조로 만든다. 분석이든 인프라든 기계를 시킬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주니어 사원들도 이것부터 먼저 생각한다. 우리는 퇴근해서 자도 우리의 컴퓨터 동료들은 밤새 열심히 일해주니까. 우리 조직엔 팀원보다 훨씬 많은 컴퓨터 동료들이 있다.
– 엄청 많은 커뮤니케이션량, 그러나 효율적이다. 매 달, 매 주, 매 일 회고를 하고 작업 시작 전후로 리더와 커뮤니케이션 한다. 아주 짧은 단위로 작업의 방향을 점검하고 불필요한 일을 빠르게 쳐내고 잘못된 방향을 바로 잡는다.
– 피드백과 보상. 작은 칭찬이나 간식이든 회식이든 현금 인센티브든 연봉 인상이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팀원들의 노력을 보상한다. ‘하면 하는 만큼 반드시 리턴이 있다’, ‘하는 만큼 성장한다’를 학습하면 팀은 점점 강해진다.

적고 보면 참 교과서적인데 이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실 아주 고통스러웠는데 독하게 이끌어가는 나를 이해하고 함께 해준 우리 팀원들의 지지 덕분에 4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버티며 이루고 성장 해올 수 있었다.

어느 회사에나 으레 있기 마련인 데이터 조직은 싫었고, 잘 하는 데이터 팀이 회사를 어떻게 변모 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는데 실제 어느 정도 변화는 만들어낸 것 같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그래도 한 고비 넘었고 경험도 좀 쌓았으니 다음 언덕은 조금 더 수월하게 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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